Menu

다시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었다. 때는 4월 말인데 매일같이 칼바람이 불어대고 낮기온마저 10도 아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도 길어져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나 쉬이 꺼지지를 않는다. 그간 두 번 비가 내렸지만 겉흙을 겨우 적실 정도로 수량이 적었다.

요즘 텃밭에 오자마자 하는 일은 호스로 물을 끌어 밭 고랑에 대주는 일이다. 물이 윗밭에서부터 서서히 적시며 내려오도록 고랑 중간중간 삽으로 구덩이도 파주었다. 마늘이 한창 자라는 시기라서 이렇게라도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마른 밭 위에 바싹 엎드려 자라던 완두콩은 지난주부터 넝쿨손을 뻗기 시작했다. 가지치기했던 나무줄기를 묶어 지주대를 세우고 있는데 아랫밭 어르신이 웃으며 올라오신다. 허허허 웃고는 있지만 웃는 게 아닌 그런 표정이다.

여기 밭은 괜찮네. 우리 밭은 강낭콩이랑 감자 싹이 몽땅 얼어 죽었는데…

우리밭에는 강낭콩을 심지 않아 잘 모르겠고… 감자는 아직 싹도 올라오지 않았다. 너무 늦는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감자 입장에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비닐멀칭도 제초제도 살충제도 쓰지 않는 나를 늘 걱정하시던 어르신인데 이번만큼은 별 말씀이 없으셨다.

5월 초 늦서리가 끝나고나면 고추, 가지, 토마토와 허브 모종 몇 가지 옮겨 심고 땅콩을 파종할 생각이다.


1년 중 바람이 가장 세게 부는 때는 3~4월. 특히 이번 달 최대순간풍속은 32.4m/s 를 기록. 풍속 30m/s가 넘으면 사람이 날아가고 집이 쓰러지는 정도라는군요.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생각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