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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좀 해보셨는지.
삽은 쇠로 된 삽날과 나무 자루가 결합된 간단한 기구다. 인류가 삽을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보통 군대에 가서 처음 접하게 된다.

포크레인이나 불도저로 할만한 작업을 다수의 병력을 동원해 해치우다보니 삽질은 곧 ‘개념없는 짓거리’같은 의미로 여겨져왔다(‘저 자식, 또 삽질하고 있네’처럼).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삽질 자체를 우습게 여기지만, 대부분 평생 제대로 해볼 기회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내 경우에는 텃밭을 하면서 비로소 삽질과 가까워졌다. 봄가을 농사를 준비하며 밭을 만들거나 장마철을 대비해 고랑을 손볼 때 주로 삽을 쓰게된다.

밭을 만들 때는 두둑 위에 퇴비를 올리고 삽날을 넣어 뒤집는다. 뒤로 가면서 두둑을 다 뒤집고 나면, 이번에는 다시 앞으로 가면서 고랑을 반듯하게 정리한다.

가볍고 부드럽게 삽질하는 사람은 보기가 좋다. 꼼꼼하면서도 똑소리나게 보이는 것이다. 농부학교 동기인 소란님이 그랬다. 순식간에 한 이랑을 만들고는 밭 끝에 삽을 푹 꽂고 이마를 훔치는 모습이 참 멋졌다.

춘분을 지나면서 최저기온은 영상을 유지하고 있고 한낮에는 18도까지 올랐다. 라디오에서 경북 어딘가는 24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주까지 밭만들기를 마치고 이번주부터는 봄작물을 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심는 것은 언제나 감자, 완두콩과 당근. 감자는 밭에서 점심으로, 완두콩은 집에 가져가 깍지채 살짝 데쳐 맥주와 함께 먹으면 좋다. 당근은 완두콩과 섞어짓는데 작을 때 솎아서 잎사귀채로 샐러드로 먹는다. 세 작물 모두 관리하기가 어렵지 않고 고라니 피해도 없어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다.

마늘은 지난 3월 초에 싹을 올리기 시작해 보름만에 다섯 이랑이 거의 다 올라왔다. 비가 좀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겠는데 봄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주에는 물을 주어야한다.

부추는 지난 주에야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자라는 속도가 빨라 다음 주부터는 베어먹을 정도가 될 것 같다. 사위도 안준다는 초벌부추다.

봄 작물 심기는 4월 초에 작두콩 모종을 내고 열무를 파종하는 것으로 끝이다. 늦서리가 끝나 여름작물을 심을 수 있는 5월 초까지는 농막을 정리하고 텃밭 여기저기 손보며 보낼 예정이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인류는 신석기 이전부터 큰 동물의 견갑골 Scapula을 삽처럼 사용했다는군요.
주걱 Spatula과 삽 Spade 이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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