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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걸으며

석 달만의 산행

내가 산과 숲을 일부러 찾아 걸은 것은 재작년부터다. 그나마도 교육과정의 일부였으니 산행이 아니라 출석을 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해보리라 마음 먹은 건 숲길 도반들과 정기적으로 산행모임을 시작한 지난해 말. 그런데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후속 모임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코로나상황이 잠잠해진 5월 첫 주, 석 달만에 산행 모임이 재개되었다. 산행지는 수리산. 안양시 병목안시민공원에서 출발하여 관모봉 – 태을봉(수리산 정상) – 슬기봉 – 수암봉 – 수리산성지 방향으로 하산해 다시 병목안으로 돌아오는 약 12킬로미터의 환종주 코스다.

수리산은 안양시와 군포시, 안산시에 걸쳐 있으며 2009년에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관리가 잘되어 보였다). 6.25동란 때 연합군과 중공군의 격전지 중 하나라고 한다(산행 중에 전사자유해발굴지라는 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병목안시민공원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안부를 나누고,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했다. 약수터를 지나자 곧장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산행 경험이 많은 형님들은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능선을 향해 천천히 쉬지않고 걸음을 옮겼다. 산행 초보인 나는 숨을 고르느라 두어 번 쉬었다.

초반에 사점을 체험해서인가. 능선에 오르니 몸이 부드럽게 풀리고 걸음에도 힘이 붙었다. 이후 태을봉-슬기봉-수암봉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날이 흐려 조망은 좋지 않았지만 겹겹이 펼쳐진 능선이 연초록빛으로 물들어 싱그럽게 느껴졌다.

슬기봉에 이를 때까지는 걷는데 집중하느라 주변을 두리번거릴 여유가 없었는데, 수암봉에서 수리산 천주교성지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여기저기 만개한 들꽃 – 줄딸기, 미나리냉이, 광대수염 등 – 을 볼 수 있었다. 산행 실거리는 12.8킬로미터. 장장 여섯 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나니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긴다. 다음 산행지는 어디일까?


정상에서 어느 분이 부탁도 드리기 전에 단체사진을 찍어주시길래 참 고맙다 생각했는데,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파는 분이었어요. 어느새 내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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