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숲을 걸으며

어쩌다 시작된 둘레길

새해를 맞아 숲길 도반들과 찾은 아차산. 사가정공원에서 출발해 깔딱고개, 용마봉, 아차산 3보루(정상)을 거쳐 아차산공원으로 내려오는 짧은 구간을 걸었다. 교통이 편리하고 등산입출구가 많아 접근성이 좋다. 새해 첫 주말이라 그런지 등산로는 다소 혼잡스러웠다.

아차산은 동네 뒷산처럼 친근하면서도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군사요충지였다고 한다. 현재도 고구려의 산성을 발굴 복원하고 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 숲경계를 벗어난 도심은 안개 속에 갇힌 듯 흐리다. 서울 어디서나 보인다는 고층 빌딩도 실루엣만 겨우 보일 뿐.

내일모레가 대한이 얼어죽었다는 소한인데, 기온은 또 얼마나 포근한지 마치 봄날같다. 철없이 꽃을 피운 개나리도 발견. 산행내내 땀이 나지 않도록 후디를 벗고 티셔츠 차림으로 걸었다.

용마봉까지는 참나무가 우세하더니 아차산 정상을 지나면서부터 넓은 암석지대와 소나무숲이 펼쳐진다. 팥배나무와 오리나무가 중간중간 무리지어 있다. 오리나무 가지 끝에는 꽃눈들이 단단히 몸을 싸매고 봄을 기다리고 있다.

낮은 고개를 넘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숲과 강, 다리와 고층건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도심 가까이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그럼에도 사람들의 눈을 찌뿌리게 하는 것이 있으니, 숲 여기저기 벌어진 술판들이다. 마치 자기 구역인양 비닐로 벽을 치고 술을 파는가하면, 출입금지라고 써붙여놓은 문화재 위는 거하게 회식 중인 객들로 넘쳐난다.

숲길 도반들과 등산로 주변의 쓰레기를 주으며 내려와 공원관리소에 들렀다. 얼떨결에 서울둘레길 지도와 스탬프카드를 받았다. 빈 카드 위에 스탬프를 하나 꾹 찍었다. 이 참에 도전해볼까. 간사하게도 그간 없던 마음이 슬쩍 일어난다. 서울둘레길이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인터넷에서 등산용 보온보냉가방을 검색하면 상세이미지에 꼭 막걸리가 등장하네요. 참…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생각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