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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텃밭은

턱수염, 넥타이, 목도리

가끔 새 사진을 찍는다. 전문적으로 탐조를 다니거나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고 숲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새들을 만나게 된다. 텃밭에서도 꽤 여러 종류의 새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기회가 생긴다.

식물이라면 휴대폰 카메라로도 충분하지만 새를 촬영하려면 아무래도 망원렌즈를 단 카메라가 필요하다. 나는 Lumix GF2를 쓰고 있는데 마이크로포서드로 카메라 바디와 렌즈가 작고 가볍다. 화질이나 색감도 여전히 맘에 든다.

불편한 점이라면? 셔터속도나 ISO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내 기준으로는 아니다. 다이나믹한 사진을 찍는 데 큰 관심이 없고, 빛이 부족한 경우라면 그냥 휴대폰으로 찍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굳이 찾자면, 메모리슬롯의 이젝트 기능이 고장나 메모리카드를 뺄 수 없다는 것. 수리를 맡겨볼까 했지만 찾아가는 것도 귀찮고. 해서 메모리가 가득찰 때까지만 촬영하기로 정하고 나니 맘이 편해졌다.

지난 주 텃밭에 갔다가 새들에게 아무것도 주지않고 돌아온 게 미안해서 이번에는 모이대에 잡곡을 가득 넣어주었다. 포커스를 맞춰두고 기다리니 잠시 후 높고 발랄한 소리와 함께 박새가 여러마리 날아왔다.

셔터를 누를 땐 몰랐는데 집에 돌아와 사진을 주르륵 펼쳐 놓고 (물론 화면 위에서) 하나씩 보다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오늘도 그냥 박새를 많이 찍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여럿이었다.

처음에 나타난 것은 쇠박새. 부리 아래에 턱수염같은 검정색 털이 있다. 잠시 후 박새 두 마리가 쇠박새를 밀어내고 모이대를 차지했다. 박새는 부리 아래부터 배까지 검정색 털이 넥타이처럼 길게 이어져 있다.

마지막에 나타난 것은 진박새. 멀찌기 떨어진 매실나무에서 박새든 나든 아무라도 얼른 사라져다오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우선순위가 분명하네!
콩은 물론 좁쌀도 제껴두고 귀리부터 골라 먹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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